
[SOH] 최근 25년 사이 전 세계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가 20% 이상 증가한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국가를 상대로 한 대기오염의 책임을 묻는 법정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 한국
최열 환경재단 대표와 춘천지역 안경재 변호사 등은 지난달 5일 한국과 중국 정부를 상대로 국내 미세먼지 농도 악화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들은 해당 소송에서 중국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오염물질을 관리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아 국제 규범을 위반했고, 한국 정부는 미세먼지의 원인도 파악하지 못한채 국민의 안전과 행복 추구권을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않은 탓으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 중국
중국에서는 인권침해 소송 전문 변호사 5명이 올 1월 베이징과 톈진(天津), 허베이(河北)성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들은 각 지방정부가 유해가스의 배출량을 감축시킬 여력이 있으며 이를 위한 오염방지 법규를 제정했음에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난하고, 시민들을 대기오염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한 데 대해 ‘시민 1명당 마스크 비용 65위안(약 1만원)과 정신적 피해보상금 9999위안(약 166만원) 등을 지급할 것’을 주장했다.
중국의 대기오염에 대해 시민들은 “스모그의 심각성은 인권침해보다 심각하다”며 우려와 분노를 나타냈지만 공안 당국은 해당 소송을 철회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 인도
인도에서는 리드히마 판데이라는 9살 소녀가 정부를 상대로 ‘기후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정부를 고소했다. 인도는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휴교령이 다반사로 내려지는 상황에 처해 있다.
판데이는 인도환경재판소에 52장에 달하는 청원서를 제출해 “청소년들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하나, 의사결정에는 참여하지 못한다”면서, 정부의 환경법 이행에 대한 무책임을 지적했다. 소녀는 가디언에 “인도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음에도 온실가스 배출 규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는 나와 미래 세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인도는 세계 최대 호흡기 질환 사망자 보유국이며, 수도권인 델리는 1㎥ 당 초미세먼지(2.5㎛ 이하) 수치가 허용치의 수십배가 넘는 세계 최악의 상태에 처해 있다.
판데이의 청원에 대해 인도 재판소는 “정부가 기후변화에 따른 악영향을 줄이거나 최소화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과학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명령했다.

◇ 영국
영국의 천식 환자들이 정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은 현지의 천식 환자들이 정부가 기준치를 넘는 대기오염을 방치해 천식을 앓게 된 것에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2010년 이후 전체 도시 중 90%의 공기가 이산화질소 허용치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악화됐다. 이산화질소 발생의 주 원인은 디젤 차량으로 연간 4만명에 이르는 조기사망자 중 2만3500명 정도가 이로 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당 소송을 맡은 프란시스 로슨 변호사는 이번 소송에 대해 대기오염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증거도 계속 보강되고 있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영국이 유럽연합(EU)이 정한 대기의 질 기준을 위반했고, 그 결과로 (천식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정부에 국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런던 등 오염된 지역 거주자들이 호흡 중 지나친 이산화질소에 노출돼 천식과 비슷한 증상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를 증명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에 앞서 영국 환경단체인 클라이언트어스 역시 앞서 “정부가 이산화질소를 2010년까지 줄이도록 한 EU의 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냈고, 법원은 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부에 대해 “규정 위반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연간 질병으로 사망한 환자 8명 중 1명에 해당하는 700만명이 대기오염으로 인해 질환을 얻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곽제연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