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유럽이 ‘살충제 달걀’에 이어 ‘간염 소시지’와 ‘박테리아 초밥’ 등으로 '먹거리 지옥(Food Hell)'으로 전락했다.
22일(현지시간) 유럽 전문매체 유라크티브는 영국보건국(PHE)을 인용해 “최근 한 대형 체인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소시지 등 육가공품을 섭취한 주민 수천 명이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PHE는 이번 사태에 대해 "문제의 소시지는 주로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영국 돼지에게서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형 간염’은 주로 E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염되며, 주로 미열이나 복통, 황달 등 증상을 동반한다. 일부에게는 간·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사망률은 1~2%로 낮은 편이지만 임신 중에는 20%의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네덜란드에서는 간(肝) 소시지나 파테(Pate·고기와 간을 갈아 반족해 만든 것) 제품 80%에서 E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기도 했다.
네덜란드 식품 전문 매체 ‘푸드로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은 육가공품 제조과정에서 '살균되지 않은 돼지 피'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네덜란드에서는 초밥에서 박테리아가 검출되는 악재까지 겹쳤다.
네덜란드 비영리 소비자 단체 소비자연맹(Consumentenbond·CB)은 “5개 도시의 초밥 배달 판매점 20곳에서 160개 초밥 표본을 대상으로 위생 상태를 조사한 결과, 이 중 31%에서 기준치 이상의 박테리아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달 초 유럽에서는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주로 유통된 살충제 성분이 든 달걀이 EU 17개 국가를 비롯, 스위스와 홍콩, 레바논까지 건너간 것으로 알려져 국제적으로 파문이 일었다.
이에 유럽 전역에서는 자국 내 유통된 달걀을 조사한 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제품을 철수하고 금지 제품 목록을 발표, 2차 가공품에 대해서도 리콜 조치나 수입 금지 조처를 시행했다.

■ 국내, 유통 중인 유럽산 비가열 햄ㆍ소시지 제품의 유통과 판매 잠정 중단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내에서 유통 중인 유럽산 비가열 햄ㆍ소시지 제품의 ‘E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해당 제품의 유통과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25일 유럽에서 E형 간염 유발 논란을 빚고 있는 독일과 네덜란드 산(産) 돼지고기를 원료로 만든 햄과 베이컨 제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대상 청정원에서 제조한 베이컨과 햄 2종과 자체 브랜드 상품인 초이스엘 1종 등 총 3종을 전날 밤 철수시켰다.
이마트는 청정원 베이컨 1종과 자체 식품 브랜드인 피코크 베이컨 1종을, 홈플러스는 청정원 베이컨 상품 2종을 이날부터 일시적으로 판매 중단키로 했다.
25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E형 간염을 유발할 수 있는 유럽산 햄과 소시지가 올 들어 국내에 12톤 가량 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국내에서 만들었더라도 유럽산 돼지고기를 원료로 쓰면서 가열이나 살균 공정을 거치지 않은 제품도 수거·검사 대상”이라며, “유럽산 돼지고기가 포함된 소시지 등 식육 가공 제품은 반드시 익혀 먹을 것”을 당부했다.

■ ‘E형 간염’, 어떻게 위험한가?
E형 간염 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이 모두 감염되고 옮기는 인수공통 전염병으로, 주로 덜 익은 돼지고기나 오염된 물 등을 통해 감염된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된 돼지의 혈액과 간, 배설물에 주로 서식하는데, 선진국서도 오염된 돼지 피를 사용해 육가공품을 만드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유럽에서 문제가 된 소시지들도 제조과정에서 오염된 돼지 피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E형 간염’은 보통 7~10일 간의 잠복기를 거치며, 초기 증상으로 메스꺼움, 복통, 설사, 관절통증, 발진 등을 동반한다. 일반적으로는 자연적으로 치유되지만, 임산부와 태아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다. 임산부 감염 시 20% 이상의 치사율과 더불어 33%에서 태아의 유산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깨끗한 물을 마시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E형 간염 바이러스는 70℃ 이상에서 죽기 때문에 육가공 제품은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인들의 경우 제조 과정에서 돼지 내장과 피를 사용하는 소시지, 순대 등 식품 섭취시 반드시 충분히 익혀 먹을 것’을 당부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곽제연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