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미국 트럼프 정부가 5일(현지시간) 불법체류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현행 ‘다카’(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프로그램을 폐지키로 결정함에 따라 미국 내 약 80만명의 불법체류 청년들이 추방될 위기에 처했다.
이들은 대부분 이민서류를 갖추지 못한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온 뒤 성장한 이들로 한인들도 약 1만명 정도 포함돼 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이날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에 오려는 모든 사람을 허용할 순 없다. 다카 프로그램은 미국인의 일자리를 침해한다”며, “다카 프로그램은 위헌”이라며 폐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트럼프 정부는 6개월의 유예기간 동안만 이들에게 노동허가증을 발부하고 이후 신규신청 및 발부는 중단할 방침이다.
세션스 장관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입법 작업을 하게 될 의회를 향해 “이민정책을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며, ‘폐지입법’을 촉구했다.
하지만 다카 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될 의회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폐지와 유지로 당론이 갈린 가운데 일부 공화당 의원이 유지에 가세하고 있어 향후 입법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상·하원 사령탑인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가 각각 성명을 통해 “다카 폐지는 (불법체류) 가족을 뿔뿔이 갈라놓을 것”이라며, “용기 있고 애국심 있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당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대다수 의원이 다카 폐지에 찬성했지만 당내 일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과 당 중진인 존 매케인(애리조나)·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상원의원 등은 이번 결정에 반대를 표시했다.
이에 따라 향후 다카 프로그램 폐지와 유지에 대한 치열한 ‘입법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DC 백악관 앞과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 전역에서는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추방 대상자들과 시민단체들의 항의 시위가 펼쳐졌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차량 통행을 차단해 질서유지 위반 혐의로 12명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IT기업이 밀집한 실리콘 밸리도 이번 결정에 집단 반기를 들고 나섰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 밸리 주요기업들은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나 회사 공식 블로그 등을 통해 “다카 폐기는 드리머를 짓밟는 잔인한 짓”이라며, 의회를 상대로 다카 폐기 무효화 로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추방대상에 약 7천~1만 명에 달하는 재미 한인 청년도 포함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LA 총영사관 관계자는 “한인 최대 거주지역인 캘리포니아 주의 한인 다카 수혜자는 2천500명 안팎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 정확한 숫자 파악은 어렵다”고 말했다.
LA 한인회 관계자는 “다카 대상자는 철저하게 신분을 숨기고 있어 도움을 주고받기도 어려운 게 현실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카 프로그램’은 2012년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불법체류 청년들의 교육과 직장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추방을 유예한 행정명령이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박정진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