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G2를 배경으로 각 국에 대한 고압적인 간섭과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대해, 서구가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지난 수십 년간 대외 외교와 무역 등에서 보여 온 행태로 세계 각국이 중국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경계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대해 세계 각국은 중국이 권위주의적 공산당 지배체제에서 벗어나 민주주의 등 서구의 가치를 공유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중앙집권적인 권위주의를 고수하며 외교 관계에서 고압적인 간섭과 영향력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중국이 서구의 가치를 도입해 성장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가 깨지면서 중국에 대한 경계 모드가 각국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 예로 최근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호주의 경우를 들 수 있다.
호주는 지난 수년 간 자국의 경제 기반을 중국에 의지해 왔다. 부유한 중국의 유학생들과 중국의 호주 원자재 매입, 관광 수입이 호주 경제 성장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자국 내 정치에 대한 중국의 개입이 활발해지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외국인의 정치인 기부 금지 등 새 정보법안 발표하면서 양국 간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호주 당국은 중국과의 마찰을 고려해 이번 법안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최근 호주 일부 정치인들이 현지의 중국인 부동산 재벌과 유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임하는 등의 사태가 발생한 직후 나온 조치여서 중국의 국내 영향력 확대 공작을 견제하려는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호주의 현 상황은 중국과의 밀착 외교로 인한 잠재적 위험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호주의 ‘외국 간섭 제한’ 조치에 대해 중국은 양국 관계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외교 문제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이용해 정치·외교 부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중국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중국은 개방주의를 이용해 서구의 다양한 선진 기술을 발 빠르게 습득하며 많은 수해를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자국의 시장에 대해서도 갈수록 철통같은 보호 장벽을 치면서도 외교 대상국에 대해서는 경제력을 무기로 정치, 군사적 방면까지 간섭을 확대하며 일방적인 포식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각국에서 수많은 위장 정보원을 이용한 비밀공작을 통해 지정학적인 이익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호주와 같은 나라의 경우 현지 엘리트층을 상대로 자문역 계약 등 자신들의 정치 이념 확산을 위해 끈질긴 모색을 계속하고 있다.
절대로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처럼 민주주의를 수용할 수 없는 중국의 사회주의는 최근 중국 공산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연설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WSJ은 세계 각국이 이제서야 비로소 중국에 대한 미혹에서 벗어나 진정한 실체를 볼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인식 변화로 유럽에서도 중국에 대한 투자 기준을 강화하는 등 보다 엄격한 심사를 촉구하고 있다. 그 일례로 최근 독일 정보 당국은 중국의 내정 간섭 증가를 경계하기 위해 중국의 첩자들이 가짜 소셜미디어 이력을 이용해 관리들과 정치인들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수법을 공개했다.
미디어와 문화계, 싱크탱크, 학계 등에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미 상하원에서는 기술업체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며, 학계에서는 중국이 각 대학에 운영 중인 공자학원의 언론자유 침해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각국에서 불거지는 중국과의 마찰에 대해 일부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각국의 실망이 거듭될수록 강력한 반중 감정으로 변해 중국과 서구 간 냉전 모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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