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파키스탄 당국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帯一路)’ 구상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중국-파키스탄(중파) 경제회랑(CPEC)에 ‘180만 명의 고용 창출’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정작 현지 주민들은 환경오염과 중국의 노동자 유입으로 종교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독일 관영 도이체벨레 방송이 전했다.
파키스탄 북부 길기트 발티스탄(Gilgit-Baltistan)주 주민들은 해당 지역이 아프가니스탄과 아자드 카슈미르, 중국 신장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고, 중국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 ‘일대일로’의 중파 경제회랑이 히말라야 지역을 횡단하는 것에 매우 주목하고 있다.
길기트 발티스탄주는 문맹 인구가 매우 높은 지역 중 하나여서, 청년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 프로젝트가 길기트 발티스탄주에만 최대 180만 명의 고용창출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지만, 현지 주민들은 정부의 주장을 믿지 않고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정치학자 아미르 후세인(Amir Hussain)에 따르면, 중국은 각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자국의 노동력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이번 중파 경제회랑에도 약 700만 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투입될 전망이며, 그 중 40만명이 길기트 발티스탄주에 배치될 예정이어서 현지 주민의 고용 창출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길기트 발티스탄주 주민들은 또 해당 지역이 비옥한 토양이 부족한 산지여서, 이번 경제회랑으로 귀중한 경작지가 훼손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려하고 있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번 중파 경제회랑 명목으로 2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용지에 경제특별구역을 설립했다. 이 구역은 중국 측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당국은 이 구역의 안전 확보를 위한 체크포인트 설치를 위해, 중국 국경과 인접한 지역 주민들을 이주시키려 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길기트 발티스탄주의 주민 대부분이 이슬람교 시아파인 점이다. 현지 주민들은 중국인 노동자의 대규모 유입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의 인구 유입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이슬람교 수니파 과격파가 이미 해당 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했을 것이라며, “길기트 발티스탄이 다시 종교 충돌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번 일대일로 관련 프로젝트에 대해, 이 지역 주민들에게 폭넓은 합의를 얻어냈다고 밝혔지만, 후세인 박사는 “현지 주민들에게는 반대가 허용되지 않는다. 공공장소에서 국가가 하는 일에 반대하는 것은 ‘국익에 해를 끼친 것’으로 간주되어 연행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지 주민들은 또 이번 프로젝트로 대규모 토지수용이 초래되어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인구동태의 변화로 현지의 독특한 문화가 훼손될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길기트 발티스탄주의 시민 운동가 파르만 알리(Farman Ali)는 “중국이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급진적인 개발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로 향후 7만대 이상의 대형 트럭이 이 지역을 통과해 대기오염에 영향을 줄 것이고, 산악지대에 철도가 부설됨에 따라 많은 터널 굴착으로 토사붕괴와 지역 생태계 파괴가 예상된다”고 비난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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