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독일의 자동차 업계들이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자동차 배기가스 실험을 한 것으로 드러나 각국에서 비난과 질타가 이어지자, 해당 업체들이 서둘러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29일(현지시간)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 현지 언론과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VW)과 BMW, 다임러 등 독일자동차 회사들이 디젤차의 배출가스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 204년과 2015년 원숭이와 사람 집단을 대상으로 각각 ‘배기가스 흡입실험’을 진행했다.
이번 파문은 2007년에 독일 자동차 3사와 독일 부품 업체 보쉬가 출자해 설립했다가 2016년 말 해산이 결정된 연구 그룹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의 해당 실험에 대한 내부 문건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자이퉁(SZ)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EUGT는 2014년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민간 의학연구소 러브레이스(Lovelace Respiratory Research Institute·LRRI)에 원숭이 10마리를 밀폐된 실험실에 가두고 하루 4시간씩 자동차 배출가스를 맡도록 하는 실험을 의뢰·지원했다.
이 실험은 디젤 엔진의 배출 가스가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EUGT는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가 안전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원숭이들을 이용해 4시간 동안 강제로 배출가스를 마시게 하는 잔인한 실험을 진행한 것이다.
또 2015년에는 독일 아헨공대 연구소에서 젊은 남녀 25명을 대상으로 1주일에 3시간씩 농도를 다르게 한 질소산화물을 4주간 마시게 한 뒤 건강을 체크하는 실험이 진행됐다. 이 실험 역시 EUGT와 관계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실험은 원숭이 실험처럼 직접 배출가스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인위적으로 가스를 수 시간동안 흡입하게 한 점에서 비윤리적인 실험이라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해당 실험에 대한 비난으로 사태가 커지자 관련 업체들은 공식적인 사과, 관련자 처벌 등 사태 진정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독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임러는 성명에서 해당 실험에 대해 “다임러의 가치와 윤리적 원칙에 어긋난다. 연구 방법론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체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도 성명을 통해 “해당 실험에 대한 회사 차원의 첫 번째 조치로 정부 및 대외협력 업무 전반을 담당해온 토마스 슈테크를 정직 처분했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치에 대해 “슈테크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받아들여 이 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독일 당국은 특별 회의를 소집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슈테판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간과 원숭이를 상대로 한 이 같은 실험은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해당 실험을 비난하고, 해당 업체들이 실험의 목적을 정확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사진: AP/NEWSIS)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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