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미국에서 두 번째로 재학생 수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텍사스주 A&M 대가 지난 5일, 학내에 설치된 ‘공자학원’과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텍사스주 출신의 헨리 큘러(Henry Cueller) 공화당 의원과 마이클 맥쿨(Michael MaCaul) 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학교 측에 “공자학원은 중국의 스파이 조직이며,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성 서한을 보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의원은 텍사스주 학교 4곳에 대해서도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우리는 귀교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공자학원과의 계약을 종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 조직은 중국의 첩보 공작과 정치 목적을 위해 이용되고 있어, 미국의 안전 보장이 심각히 침해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존 샤프(John Sharp) A&M 대 총장은 이날 오후, 서한 내용에 전적으로 공감을 표시하며, (두 의원의) 제안대로 공자학원과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는 상하원의 여러 의원들이 공자학원의 폐쇄와 그에 대한 경계를 호소하는 서한을 대학 등 교육기관에 보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텍사스 A&M 대는 의원들의 이 같은 경고를 받아들여 계약 해지를 결정한 첫 번째 사례다.
최근 들어 미 의원들은 해외 세력(중국)이 국내의 각 교육기관에 침투해 학생들에게 정치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을 우려하며, 각 학교에 주의를 당부해왔다.
현지 언론 <달라스 뉴스(Dallas news)>에 따르면, A&M 대 홍보과는 지난 3월 두 의원이 해당 서한을 보낸 데 대해 학내 조사를 진행했고, 교내 두 곳에 설치된 공자학원과의 계약을 모두 해지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약 100여개의 공자 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각 학원은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으로 운영된다.
공자학원 측은 미 의원들이 주장하는 의혹에 대해 자신들의 활동은 어학과 문화 교육에 한정되어 있을 뿐 정치 선전과는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공자 학원은 ‘핵심 가치인 사회주의를 기초로 한 교육을 넓힌다’, ‘중국의 꿈을 선전한다’는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어 정치색이 강한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지난 2월 13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 공청회에서 크리스토퍼 레이(Christopher Wray) FBI 국장은 공자학원에 대해 스파이 활동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달, 플로리다주 출신의 마르코 르비오(Marco Rubio) 상원의원(공화당)은 플로리다주 내 공자학원이 설치된 4개 대학과 1개 고교에 ‘반미 외국세력’인 공자학원을 배제할 것을 호소하는 서한을 보냈다.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출신 세스 몰튼(Seth Moulton) 하원의원(민주당)도 지난 3월 메사추세츠주의 40여개 대학에 서한을 보내 공자학원을 폐쇄하고 신규 개교를 허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2017년 공자학원에 대한 조사보고를 발표한 레이첼 피터슨(Rachelle Peterson) 전미학자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Scholars) 디렉터에 따르면, 공자학원 교재는 중국 공산당이 민감한 화제로 규정한 사건과 사안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예를 들어, 1989년의 ‘6 〮4 톈안먼 사건’과, 중국 정부의 탄압정책 대상인 파룬궁과 같은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 또 대만과 홍콩 주권 문제와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 지역에 대한 억압에 대해서도 공산당 정권의 정책을 정당화하고 있다.
2011년까지 공자학원 교사였던 자오치(趙琪) 씨는 공자학원과의 계약서에 “수업에서 ‘파룬궁과 티베트 등 민감한 문제를 언급해서는 안 된다’, ‘위법 조직에 참가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공자학원과 그 하부조직인 공자교실(孔子課堂)은 현재 130개 국가에 1500 곳 이상 운영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비롯해 교사와 교재 등 일체를 지원받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에 최소 1000개의 공자학원을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각국에서 중국의 정치 공작 및 영향력 강화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 계속 커지고 있어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사진: 텍사스대 홈페이지 캡처)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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