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이 러시아와 체결했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탈퇴 의사를 밝혀 그 배경과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의 협정(INF) 위반과 중국의 핵무기 증강 등을 이유로 INF 파기를 선언하며 중국과 러시아에 새로운 조약 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핵무기 증강을 겨냥해 미국도 핵무기를 늘릴 것이며, “그들이 (새로운) 조약에 서명하고 준수할 때 미국도 핵무기 증강을 멈추고 감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이다. 사거리가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 조약엔 상대국의 미사일 폐기 여부를 직접 확인·감시할 수 있는 권한도 규정돼 있어 냉전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문서로 평가돼 왔다. 이 조약에 따라 양국은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 2692기를 폐기했다.
하지만 협정 이후 양국은 러시아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시리즈를 개발과 미국의 유럽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으로 논쟁을 벌였다. 미국은 또 러시아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SSC-8(9M729 시스템) 순항미사일 실전 배치한 데 대해서도 강력히 비난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도 트럼프 대통령의 INF 탈퇴 근거 중 하나로 지목된다. 중국은 INF 조인국이 아니어서 미국과 달리 중거리 미사일 개발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중국이 제약 없이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23일 러시아를 방문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INF 탈퇴에 관한 미국의 공식 통보가 적절한 때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면담 등을 포함한 이틀간의 공식 방러 일정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2013년부터 INF 조약을 위반해 오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조약을 폐기하기로 한 주요 이유“라고 밝혔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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