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북미에서 국적 취득을 목적으로 해외 임산부들의 원정 출산이 문제시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 다룬 사례 대부분은 중산층 이상의 중국인 가족이다. 외국인의 출산 목적 입국은 불법은 아니지만 의원들은 제도 악용에 대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상하이에서 온 만삭의 중국 여성이 캐나다 국적 취득을 위해 밴쿠버에서 출산한 예를 들었다. 비행 승무원인 이 여성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원정 출산과 관련해 “자연 및 사회 환경이 좋고 아이가 모든 교육과정을 저렴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대거 원정 출산으로 현지에서는 관련 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 업체들은 중국과 원정 출산지에서 임산부들에게 출산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와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 리치몬드는 주민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20만 명이 중국 출신자와 가족이다. 이 시의 리치몬드 병원에서는 대략 5명에 1명꼴로 비주민 출산이 이뤄지고 있어, 국적 취득 목적의 원정출산 희망자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캐나다 법에 따르면, 출생과 함께 아기에게는 캐나다 국적이 무조건 부여된다. 미국, 브라질, 멕시코 등 30여개국에 유사한 법이 있다. 영국과 호주는 최근, “적어도 한쪽 부모가 현지 국적 혹은 영주권을 소유해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원정 출산의 상업화에 대해 캐나다 의원들은 불법화를 제안하고 있다. 리치몬드 출신의 한 의원은 “원정 출산은 합법이어도 비윤리적이며 악랄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NYT에 따르면, 2020년에 치러질 연방의회 선거는 이민 문제가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야당은 출생에 의한 무조건적인 국적 부여의 폐지를 제안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공공정책 연구소는 앤드류 그리피스 전 정부 이민담당국 대표의 보고를 인용해, 캐나다 비거주자로 캐나다인 엄마가 아닌 아기의 출생 건수는 실제로 공식 발표된 건수의 5배에 상당하는 연간 1500-2000건 달한다고 밝혔다.
그리피스 전 대표는 “캐나다 출생자에게 무조건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은 캐나다의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인기 작가, 스펜서 페르난도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원정 출산은 캐나다의 관대한 제도를 악용하는 것”이라면서 “간고한 노력과 오랜 기다림으로 캐나다 시민권을 얻은 사람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NYT는 중국에서 원정출산 여행 대리점을 7개 소유한 중국인 남성을 취재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인 임산부는 캐나다에서 만삭 전부터 출산 후 1개월까지 총 3개월간 체류하고, 그 기간 중에 아기의 여권을 신청한다. 체류비용은 평균 2만5000달러이다.
보수 야당의 막심 버너 인민당 대표는 원정출산법을 악용하는 외국인들의 무분별한 원정 출산에 대해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버너 의원은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캐나다 시민권을 얻은 사람들과 달리 출산을 이용해 국적을 취득하는 해외 부유층의 편법을 더 이상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캐나다는 외국인이 자신의 아이를 위해 시민권과 장래의 교육환경, 취업조건을 입수하는 쇼핑센터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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