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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市長 일부 거리명 ‘反中’ 스타일로 변경...왜?

구본석 기자  |  20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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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SOH] 친중 노선을 걷는 헝가리 정부가 거액의 중국 차관으로 중국 대학 건설에 나선 데 대해, 부다페스트 시장이 건설 부지 인근의 거리명을 반중적 내용으로 바꾸며 강력 항의했다.


3일(현지시간) AFP·DPA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게르겔리 카라소니 부다페스트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페렌츠바로시 구의 4개 길 이름을 각각 '자유 홍콩 길'·'위구르 순교자 길'·'달라이 라마 길'·'셰스광(謝士光) 주교 길'로 바꿨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셰스광은 중국에서 박해받은 가톨릭 주교다.


카라소니 시장의 이 같은 조치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강행하는 중국 푸단대학(復旦大學) 분교 유치 계획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다. 개명된 거리는 모두 해당 캠퍼스 예정 부지 인근에 있다.


■ 헝가리판 일대일로... 거대 차관, 빚 잔치 될 것


헝가리 혁신과학기술부가 지난 4월 헝가리와 중국이 공동으로 수도 부다페스트에 푸단-헝가리대학을 설립하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했다. 중국의 고등교육기관이 해외에서 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단대 분교는 최근 수십 년간 헝가리 교육 분야에서 최대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로 꼽힌다. 2024년 개교할 예정인 부다페스트 페렌츠바로시에 건설되는 푸단대 분교에는 총 15억 유로(약 2조 341억원)가 투자되며, 이 중 13억 유로(약 1조 7천626억원)는 중국 차관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대일로 인프라 건설에 미온적인 동유럽에 ‘학교 건설’을 내세운 맞춤형 전략 침투이자,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대한 영향력 확대 의도로 보고 있다.


■ 친중 행보 이어온 헝가리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최근 수 년간 언론의 자유, 인권 등의 분야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이 정부는 친중 및 친러 성향으로도 유명하다.


유럽과 서방 국가들이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에 대한 경계에 나설 때에도 헝가리 정부는 화웨이에 대해 협조적인 입장을 보였다.  화웨이는 지난해 가을 헝가리에 새 R&D 센터를 열기도 했다.


DPA는 외교관들을 인용해 “헝가리는 중국의 투자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으며, EU가 중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안에 대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헝가리와 세르비아는 발칸과 중동부 유럽에서 중공의 중요한 버팀목이자 유럽 내지로 진입하는 데 주요 발판으로 꼽힌다.


중국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부 동유럽 국가와의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이 두 나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헝가리는 세르비아와 달리 EU와 NATO 소속이다.


러시아∙동유럽 및 발칸 문제 전문가 이스칸데로프는 “(헝가리 등) NATO 회원국인 일부 동유럽 국가들은 안보 분야에서는 미국이나 프랑스·독일 등과 전략적으로 일치해야 하지만, 경제무역과 인문 협력 등 다른 분야에서는 자주권과 활동 공간이 크다”고 짚었다.


■ 中共 영향력 확대될 것


헝가리 내 중국 대학 유치는 중국이 유럽에서 공산당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지 언론들은 “중공 당원 신분의 많은 교사와 연구원, 학생들이 헝가리로 몰려들 것”이라며, “이들의 당 충성심은 학문의 자유보다 높을 것이고 헝가리에 대한 중공 정부 측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밖에 이 프로젝트의 투자 금액은 2019년 한 해 헝가리의 고등교육 시스템에 소요된 총비용보다 높아, 헝가리가 중국의 부채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카라소니 시장은 이번 조치 외에도 오르반 총리 집무실에 공개서한을 보내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 대학 건설에 대한 반대를 표시하고 있다.


그는 또 “푸단대 분교는 중국이 유럽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중국 정보기관이 유럽과 헝가리에서 활동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해당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중국인들은 이들 거리의 이름을 참고 견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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