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프랑스 국방부 산하 군사전략연구소(IRSEM)가 중국공산당(이하 중공)의 해외 통일전선전술 거점으로 사용하는 ‘공자학원’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에포크타임스’에 따르면 IRSEM는 지난 9월 20일(현지 시각) 보고서 ‘중국의 영향력 작전’을 발표했다. 646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50여 명의 전문가들이 2년에 걸쳐 작성했다.
보고서는 공자학원을 ‘중공의 통일전선전술 거점이자 이데올로기 선전 기지’라고 지적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은 △학문의 자유를 위협하고 △공산사상을 선전한다는 이유 등으로 스파이 기관으로 취급받고 있다.
중공 정부는 2004년부터 세계 각지 대학 캠퍼스에 공자학원을 설치해 중국어 교육 및 중국과의 교류 협력을 지원해왔다. 담당 부서는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와 가깝다.
공자학원 총본부인 국가한반(漢辦)은 2007년 12월 초대 이사회를 출범시켰다. 이사장은 류옌둥(劉延東) 전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 부장(장관)이었다. 류옌둥은 2018년 3월에야 후임 쑨춘란(孫春蘭) 국무원 부총리로 대체됐다.
공자학원 운영은 중국 교육부 산하 ‘중국국가한어국제보급영도소조판공실’(이하 국가한반)에서 담당해왔으나, 지난해 운영 주체가 민간단체인 ‘중국국제중문교육기금회’로 변경됐다.
주체 기관을 변경한 것은 각국에서 불거진 공자학원에 대한 비판과 경계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IRSEM 보고서는 공자학원이 전 세계 교육 시스템에 침투하기 위한 통로로 이용됐다고 지적했다.
중공은 ‘중국 언어와 문화 보급’을 공자학원 운영 이유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중공의 이념을 학생들에게 주입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자학원은 각국 대학 캠퍼스에 어학원(공자학원) 혹은 초중고에 강의(공자학당) 형태로 설치됐으며, 현지 중국 대사관과 연계된 중국문화센터의 지원과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또한 중국인 원장과 현지인 원장 1명씩을 두고 나머지 직원들은 대부분 중국인을 채용했다.
교사들은 학원 측에 고용됐으며, 연계를 맺은 중국대학에서 채용한 중국인 교사를 현지에 파견하기도 했다.
교과서나 영상물 등 교재는 중국에서 제작한 것을 사용하며, 수업 내용도 공자학원 측에서 결정한다.
공자학원을 유치한 대학들은 연간 평균 10만~15만 달러의 운영자금을 지원받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 공자학원 = 공산주의 중국의 침투 거점
IRSEM 보고서는 중국의 각국 침투 교두보 기능을 해온 구체적 사례도 제시했다.
파리 공자학원의 프랑스 측 원장을 역임했던 질 기흐(Gilles Guiheux) 파리대 교수는 “공자학원의 문제점은 중공에 관한 허구적 이미지를 퍼뜨린다는 데 있다”며 프랑스 내 일부 인사들이 중공에 동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공이 구상한 ‘북극 실크로드’의 요충지인 그린란드에서도 공자학원은 현지 엘리트 계층에 침투하는 통로가 됐다.
2016년에는 중공기업이 그린란드의 옛 미군 기지를 사들이려 하다가 덴마크 정부의 개입으로 무산됐다. 또한 2018년에는 중공 국영기업이 신공항 건설사업의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가 또 한 번 덴마크 정부가 개입해 무산된 바 있다.
중공이 그린란드의 옛 미군기지를 사들이려 했던 2016년은 상하이시가 콰콜톡(Qaqortoq) 대학에 2018년 공자학원을 설립하기로 한 해였다.
공자학원 설립은 양국 엘리트 계층의 접점이 됐고, 소수이긴 했지만 현지 엘리트들의 도움으로 중국은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할 수 있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이밖에 호주 공립학교 교육시스템 침투도 중국 공산당이 공자학원을 이용해 영향력을 확대한 사례로 보고서는 기록했다.
■ 공자학원, 각국서 퇴출
IRSEM 보고서는 세계 곳곳에 진출한 공자학원 중 다수가 퇴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7월까지 미국 시카고대, 캐나다 맥마스터대, 프랑스 리옹대 등 적어도 9개국의 50개 대학이 교내 설치된 공자학원을 폐쇄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공립 초중고에 설치된 15개 공자학당 프로그램이 종료됐다.
독일은 뒤셀도르프대, 함부르크대가 공자학원과 계약 연장을 포기했고, 잉골슈타트 등 몇몇 도시에서는 시민들이 공자학원 퇴출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트리어 대학은 올해 3월 중공 정부가 독일에 있는 중국 연구기관 메릭스(MERICS)에 대한 제재에 대응해 공자학원과의 모든 협력 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IRSEM 보고서는 또한 “공자학원은 대학에 보장된 ‘학문의 자유’를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업시간에는 중공의 민감 이슈인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인권 문제 △대만 문제 △파룬궁 탄압 등에 대한 언급이 허용되지 않는다.
공자학원은 지난 2004년 서울 강남에 세계 최초로 1호점을 열었으며, 이후 2020년 7월까지 전 세계 162개 국가 및 지역에 541개의 공자학원과 1170의 공자학당을 설치했다.
한해 운영예산은 2017년 기준 37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IRSEM 보고서에 따르면, 공자학원이 많은 국가는 미국(75개)이었으며 그다음은 영국(29)이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한국(23)과 태국(16)이 가장 많았다. 프랑스의 공자학원은 현재 18곳이다.
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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