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세계 각국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비트코인(Bitcoin)’을 활용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달 중순 경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에 침투해 총회원 수의 절반인 1030만명의 개인 정보를 빼낸 해커 일당이 이 회사 임원들에게 “30억원을 지불하지 않으면 해킹한 고객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해커들도 현금이 아닌 비트코인(Bitcoin:가상 화폐)을 요구했습니다.
비트코인은 2009년 한 익명의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온라인 가상 화폐의 일종으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와 달리 국가나 관리 기관의 규제를 받지 않아 익명이나 차명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계좌 추적이 어렵습니다. 게다가 해외에서 달러 같은 실물 화폐로 쉽게 바꿀 수 있어, 해킹과 보이스피싱, 자금 세탁, 마약 거래 등 각종 범죄 집단에서 ‘통화’로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2009년 첫 개발 당시 1코인당 1달러에 불과한 비트 코인은 이달 들어 655달러(약 76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일반적으로 현금·수표 등은 일정 금액 이상이 거래될 경우 그 내역이 금융·사법 당국에 자동으로 통보되지만 비트코인은 법적으로 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거래 내역을 감시하는 감독 기관이 없고, 화폐 같은 실물 증서 없이 P2P(개인 간 파일 공유) 방식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출처를 밝혀내기가 어렵습니다.
지난해 3월 캐나다에서 국내로 10억원 상당에 달하는 대마 20㎏를 밀수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학생 박모(26)씨 등 8명도 거래 과정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해 장시간 동안 수사 기관의 추적을 피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비트코인으로 돈세탁한 자금을 현금으로 인출하는 금융 사기도 등장했습니다. 지난 3월 강원 원주경찰서는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허위 홈페이지를 만든 뒤 피해자들의 개인 정보와 은행 잔액 23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김모(36)씨 등 3명을 구속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이들은 빼돌린 돈을 세탁하기 위해 대량의 비트코인을 구입해 되파는 수법을 썼습니다.
최근들어 국내 인터넷과 SNS에는 비트코인의 익명성을 노려 각종 범죄를 부추기는 글이 매일 수백 건씩 올라오고 있지만 경찰 당국은 비트코인을 이용한 범죄에 대한 정확한 통계 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 지역의 5개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따르면 근래들어 한 경찰서당 하루 평균 6.6건의 비트코인 관련 범죄 신고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수사과장은 "비트코인 거래 내역을 일일이 추적하는 것은 일선 경찰서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마약·무기 등을 밀수하는 사이트에서 연간 4000만달러(약 454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이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비트코인 사용 범죄’가 계속 급증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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