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우리 해역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의 폭력적 저항 수위가 날로 거칠어지는 데다 파렴치해 지고 있지만, 정부 주무 부처인 국민안전처 대응은 여전히 소극적이고 느슨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오후 3시 8분경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방 76㎞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이던 100t급 중국 어선이 단속하던 인천해경 3005함 경비정 소속 4.5t급 고속단정 1척을 고의로 들이받아 침몰시켰습니다.
타국 해역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의 횡포함과 깡패 수준에 버금가는 폭력적 저항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단속에 맞서는 방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지만 그들을 단속하는 우리 해경의 대응은 여전히 소극적이고 신속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 내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 해경대원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불법 조업 어선들은 단속에 맞서기 위해 ‘연환계’(여러 척의 배를 줄로 묶어 맞서는 방법)는 기본이고 선체 둘레에 쇠창살을 꽂고 망치, 손도끼, 쇠 구슬, 볼트 등 각종 흉기를 사용하는 등 생명을 위협하는 저항을 서슴치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불법 어선의 선원들은 조업 중 필로폰 등 마약에 취해 한층 흉포하게 저항하는 경우도 많아 우리 해경의 단속을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이 단속 해경들은 해역에서 목숨을 내건 사투를 늘 벌이고 있지만, 정부 주무 부처인 국민안전처는 지난 7일 해경정이 중국 어선 공격을 받고 침몰했을 당시에도 언론보도를 통제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등의 기이한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행보는 중국 불법 조업 어선의 폭력적 저항에 나포와 격침, 벌금 폭탄, 발포 등 강경조치로 대응하는 세계 각국의 경우와 매우 대조적입니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올해 5월 남중국해와 맞닿아 있는 나투나 해역에서 조업 중인 중국 저인망 어선을 향해 발포한 뒤 어선과 선원 8명을 나포했으며, 6월에도 같은 해역에서 단속에 저항하는 중국 어선에 총격을 가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어민 한 명이 총상을 입었다면서 강력 항의했지만, 인도네시아는 해당 해역에 전투기를 배치하고 군사기지를 확장하는 등 강력한 조치로 맞서고 있습니다.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으로 골치를 앓아 온 베트남도 수산자원감시대 소속 선박에 기관총, 고사총 등의 무기류를 탑재키로 했습니다.
아르헨티나 해군은 지난 3월 14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천460㎞ 떨어진 푸에르토 마드린 연안에서 중국 저인망 어선이 경고를 묵살하고 경비정을 들이받으려 하자 총격으로 선체에 구멍을 뚫어 침몰시켰습니다. 당시 어선에 타고 있던 어민 4명은 아르헨티나 측에 구조된 뒤 체포 후 처벌됐습니다.
올해 5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불법조업과 배타적경제수역 무단침입 혐의로 중국어선 세 척을 억류하고 선원 100여 명을 체포했습니다. 해당 어선들은 130만 랜드(1억500만 원)의 벌금을 내고 한 달 뒤 석방됐습니다.
그 밖에 2012년에는 러시아 해군이 자국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불법으로 조업하다 정선명령에 불응하고 도주하는 중국 산둥(山東) 성 선적 어선 4척에 함포 사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선원 한 명이 실종돼 중국 측과 갈등이 빚어진 바 있습니다.
해양경찰이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엄단하기 위해 각종 첨단무기를 갖추고도 정작 단속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해경 지휘부가 홍익태 해경본부장을 비롯해 경비함 근무 경력이나 함장 경험이 없는 간부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 현장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장 요원이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위급한 순간에 처했을 때 해경 지휘부나 정부가 자위권 차원에서 총기·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하지만 이런 적극적인 대응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지난 7일 해경정이 중국어선 공격을 받고 침몰했을 당시에도 해경 지휘부는 보유 무기를 적극 활용해 어선을 제압하는 강경책보다는 '전술상 후퇴'의 길을 택했습니다.
당시 주변에 중국어선 40척이 흩어져 있는 등 해경이 수적 열세인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후퇴도 하나의 전술일 수 있지만, 늘 수적으로 열세에 몰릴 때마다 후퇴 전술을 택한다면 '해상주권 수호'가 실현되기는커녕 중국 불법 조업 어선들의 만만한 놀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해상주권 수호 기관인 해경이 위신을 바로 잡고, 외교 마찰 걱정 없이 현장에서 본연의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매우 시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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