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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렇구나] 뜻도 말도 안 통하는 ‘중국어 표기’, 방치해도 될까?

편집부  |  2016-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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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H]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 규정이 뜻도 안 통하고 말도 안 통하는 소통 부재의 ‘외계어’ 표기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국립국어원 규정에 따라 국내 언론사에서 쓰는 중국어 표기가 ‘외국어를 현지음에 가장 가깝게 표기할 수 있다’는 한글의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또한 여전하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표기법에 대체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된소리(경음)’를 금기시하는 부분이 있다. 국립국어원은 외래어 표기법 규정 제4항에서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적시하고 있지만 중국어 발음 중 상당 부분은 된소리에 가깝게 발음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립국어원 규정이 ‘ㅆ’ ‘ㅉ’을 비롯해 모든 된소리를 배제하다 보니, 실제 발음과 동떨어진 엉성한 표기가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조직의 큰형님을 뜻하는 ‘대가(大哥)’란 말은 ‘따꺼’에 가까운데, 한글 된소리를 사용할 경우 현지 발음과 흡사하게 표기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규정된 국내 중국어 표기법애서는 ‘다거’로 표기되기 때문에 중국어 특유의 발음과는 상당한 차이가 생긴다.


다음으로는 ‘이중모음’ 표기를 꺼리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이중모음으로 충분히 표기할 수 있는 말을 이중모음을 떼어버림으로서 구분이 어려워지는 문제다.


이로 인해 장제스(蔣介石), 장쩌민(江澤民), 장궈룽(張國榮), 장쯔이(章子怡)는 모두 다른 성(姓)씨를 쓰지만 한글로 표기시 모두 ‘장’으로 된다. 이들 중 중국어 발음기호로 ‘Jiang’으로 표기하는 장제스와 장쩌민은 ‘쟝’ 또는 ‘지앙’으로 발음하고, ‘Zhang’로 표기하는 장궈룽, 장쯔이만 ‘장’으로 발음돼지만 말이다.


건국대 중문과 임동석 명예교수(전 한국중어중문학회장)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어 표기가 늘어 나면서 이 같은 발음은 엄연히 구분된다”며, “한글이 대단하다는 것은 어떤 말이든 표기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시각적 변별력을 위해서도 구분해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중국어 표기법과 한어병음 간의 편차가 이미 매우 크고 갈수록 괴리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어병음’이란 중국 대륙에서 1958년 반포된 중국어 표준 발음 규정이다. 베이징대 도서관 사서 출신인 마오쩌둥의 ‘문자 개혁’ 지시로, 중국어 각 글자를 알파벳화해서 발음기호 형태로 표기화한 것이다. 다시 말해 표의문자인 한자를 표음문자인 라틴어를 사용해 바꾼 것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중국어 표기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중국어 표기법은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국립국어원은 1986년 중국어 표기법을 처음 마련했다. 당시는 한·중 수교(1992년) 이전인 관계로 중국에서 사용하는 한어병음보다는 대만식 주음부호와 영어식 웨이드-자일스 표기법을 중심으로 사용했다.

   
이 주음부호는 복잡한 중국어 표기를 위해 1918년 중화민국(현 대만) 정부가 고안해 반포한 중국어 표기법으로 복잡한 한자에서 한 획씩을 떼어내 일본 ‘가타카나’와 비슷하게 만든 일종의 문자를 말한다.


이것은 20세기 전반에 중국어 발음 표기 기준으로 사용됐고, 장제스의 국민당은 1949년 대만섬으로 패퇴한 후에도 정통성 차원에서 주음부호 표기를 줄곧 고수해왔다. 하지만 그 난해함 탓에 대만에서도 천수이볜(陳水扁) 민진당 정권 때인 2002년 ‘통용병음’이란 새 표기법을 제정하면서 이 표기법은 폐지됐다. 하지만 ‘통용병음’마저도 2008년 친중(親中) 성향의 마잉주(馬英九) 정권 출범 후에는 대만과 중국과의 교류가 급증하면서 ‘한어병음’에 밀려 설 자리를 잃게 됐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이 정한 상당수 중국어 인명과 지명 등의 한글 표기에는 웨이드-자일스식 표기법의 흔적이 상당하다. ‘유커’의 유(游) 자 역시 한어병음으로 하면 ‘you(요우)’로 표기되지만, 웨이드-자일스식으로 표기하면 ‘yu(유)’인데, 여기에 한자 한 글자를 한글 한 글자로 1 대 1로 억지로 치환하려는 전통적 관념까지 작용해 ‘요우커’는 한국에서 졸지에 ‘유커’라는 어정쩡한 표현으로 탄생됐다.

  
방향을 뜻하는 ‘동(東)’ 자 같은 경우에 해당된다. ‘동’을 중국 대륙식 한어병음으로 표기하면 각각 ‘dong’이다. 이를 웨이드-자일스식으로 표기하면 ‘퉁(tung)’이다. 모택동의 웨이드-자일스식 표기인 ‘마오처퉁(Mao Tse-tung)’과 같다. 국립국어원은 웨이드-자일스 표기법의 영향을 받아 ‘dong’을 일괄적으로 ‘둥’으로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동’ 자가 들어가는 모택동(毛澤東)은 ‘마오쩌둥’, 한국과 가까운 산동(山東)은 ‘산둥’, 남방의 광동(廣東)은 ‘광둥’, 북·중 접경도시인 단동(丹東)은 ‘단둥’, 만주를 뜻하는 동북(東北)은 ‘둥베이’가 되어 버린다. 산둥과 광둥, 단둥은 한국식 한자음인 ‘산동’ ‘광동’ ‘단동’으로 표기하는 것이 실제 발음과 더욱 가까운데도 말이다.


임동석 교수는 일본 언어학자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굳어진 김포(Kimpo), 부산(Pusan), 제주(Cheju) 표기를 서울올림픽 전에 김포(Gimpo), 부산(Busan), 제주(Jeju)로 바로잡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상기시키며, “디지털시대에서는 표기법이 다를 경우 전혀 다른 사람이나 사물로 인식해 인터넷 검색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외래어 한글표기법 하루빨리 재정비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제연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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