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지난 1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각국을 대상으로 한 ‘공기오염도 측정’ 조사에서 서울이 세계에서 공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지난달 29일 보도에서 이 같이 전하고 “서울이 중국의 베이징, 인도의 뉴델리와 함께 가장 공기오염이 심각한 지역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수년간 우리 정부는 빠르게 악화하는 국내 공기오염 상황에 대해 ‘중국의 스모그로 인한 비중이 가장 크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공기오염도가 중국을 앞서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FT도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공기오염은 자체적인 원인 비중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국내에서 발령된 미세먼지 경고 횟수는 8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41건)보다 100% 증가했다.
지난달 21일 국제 공기질 모니터 앱인 ‘에어비주얼(airvisual.com)’은 서울의 공기질 지수가 183으로 186인 인도 뉴델리에 이어 세계 2위라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인 하루 평균 25㎍/m³의 7배가 넘는 농도다.
같은 날 중국 베이징의 공기질 지수는 162로 서울보다 낮았다. 한국의 미세먼지 발원지인 중국을 앞선 것이다. 에어비주얼은 “한국의 3개 도시가 지난달 3월 마지막 주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10위 안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에서 현재 수준의 공기오염이 지속될 경우, 2060년까지 한국인의 900만 명이 조기 사망할 것’이라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세계 여러 환경단체의 조사 통계에서 확인되듯이 한국은 대기오염에서 안전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적색등이 켜진 나라가 됐다. 더 이상 팔짱을 낀 채 중국만을 탓할 수 없는 처지로 전락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에서 발표해온 ‘중국으로 인한 대기질 오염 피해’ 주장이 차츰 믿음을 잃고 있다. 국내의 대기오염 악화에 중국에서 날아드는 먼지가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겠지만, 그동안 담당 부처는 그것을 이유로 관련 정책이나 조치 등에 매우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당국은 미세먼지가 심해질 때마다 간단한 ‘수치 안내’와 ‘호흡기, 심혈관 질환이 있는 노약자나 어린이의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는, 지극히 형식적이고 안일한 자세를 이어왔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최소 절반 이상은 중국이 아닌 한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필요가 있다.
국내 공기오염의 주된 발생원인은 디젤 등 차량 배출가스, 건설현장, 각종 공장 매연 등이 있지만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석탄발전소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공기오염 억제를 위해 실효성 있는 조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하지만, 이와 반대로 공기오염의 최대 주범인 석탄 발전소를 늘리려 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석탄발전소는 95% 증가해 전체 에너지 생산 중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청정에너지원인 원자력 발전의 비중은 2005년 40%에서 30%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름철 고온현상이 해마다 더해지면서 전력 수급 불안정에 놀란 정부는 화력발전소를 더 늘리려 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한국에서 가동 중인 53개의 석탄 발전소 외에 향후 5년 내 20개를 더 늘리겠다는 ‘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밝혔다.
우리 정부의 ‘중국과의 공조 강화’, ‘한·중·일 환경협약 강화’, ‘미세먼지 기준 강화’ 등 추상적이고 비실효적인 대안은 더 이상 국민에게 어떤 믿음도 주지 못한다.
바라지 않던 설마가 현실이 된 요즘,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공기오염’에 대한 실효적 대책에 빨리 마련돼야 한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곽제연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