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일, 중국 공안이 충남 천안에 사는 한 한국인의 아내를 납치해 노동교양소에 수감한 사건이 있었다. 중국 흑룡강성 자무스시에 살고 있는 조선족 고성녀(28)씨와 남편 곽병호(38)씨가 그 당사자.
곽병호씨는 작년 초 지인을 통해 고성녀씨를 소개받았다. 중국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마음이 끌려 결혼을 약속했고, 지난 해 5월 중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혼인신고를 마치고 곽씨가 먼저 귀국해 출국 절차가 진행중인 아내가 돌아올 날만 기다리며 신혼의 꿈에 젖어있었다.
그러나 여권만 나오면 곧 한국에 들어올 것이라던 그녀는 여권 발급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한국으로 오지 못했고, 그러면서 1년이란 세월이 지나갔다. 그러던 중 갑자기 그녀가 중국에서 구속되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유는 그녀가 중국에서 금지하고 있는 파룬궁 수련자라는 것. 공안 당국은 그녀가 파룬궁 수련자라는 이유로 여권발급을 미뤄오다 결국 구속까지 한 것이다.
중국 내에서 전해오는 소식으로는 현재 고성녀씨는 파룬궁 수련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동교양 1년형을 처분받은 상태이고, 자무스 노동교양소에 구금되어 갖은 고문과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 사건이 한국에 알려지자 각계 인사들이 모여 고성녀씨 구명대책위원회를 결성하여 그녀를 구해내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지난 24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각 언론사 기자와 관련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고씨 석방을 위해 행동에 들어갔다.
구명대책위원인 정기태씨는 "이번 사건은 중국 당국이 저지른 수많은 인권 탄압 행위 중 하나일 뿐이며 중국에는 고성녀씨 외에도 수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무고하게 감옥에 갇혀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다."고 하면서 "대책위는 앞으로 이 사건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서명운동(www.sngo.net)을 펼쳐 나갈 것이며, 여러 경로를 통해 고성녀씨를 구해내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고씨의 남편 곽병호씨는 "고성녀씨와 몇 번 만나는 동안 그녀의 순수하고 해맑은 인상에 마음이 끌렸고,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녀를 이해하면서 결혼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하면서 "그렇게 착한 그녀가 단지 파룬궁을 수련한다는 이유만으로 중국에서 감금되어 고생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하루빨리 그녀가 석방되어 한국으로 와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이루었으면 하는 소망 뿐이다."라고 현재의 심정을 밝혔다.
곽병호씨와 구명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외교통상부 장관 앞으로 탄원서를 전달하고 관계기관에서 고씨가 하루빨리 석방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요청했다.
중국정부의 파룬궁수련자 탄압은 자국 내에만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인을 향하고 있다고 인권단체들은 말한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NGO 조직인 ‘전 세계 박해받는 파룬궁 수련생 긴급구원위원회(Global Mission To Rescue Persecuted Falun Gong)’의 통계를 보면 중국의 탄압에 의한 피해국이 미국, 캐나다, 일본, 대만, 홍콩 등 총 15개국에 달한다고 한다. 여기에 한국도 그 피해자로 들어가게 된 셈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광화문에서 만난 김성희씨(38,노원구)는 “한국인과 중국조선족 처녀간의 혼인이 늘고 있는 시점에서 양국간의 국제혼인정책에 대한 올바른 제도적 방안 제시가 필요하다.”며 “2008년 올림픽을 치를 중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중국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조속히 고씨를 석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권용자(59, 왕십리)씨는 한국정부의 소극적인 외교정책에 대해 비판하며 “정부가 행정수도 이전처럼 다른 곳에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우리 동포의 생명과 직결된 구명활동에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감금되었다가 해외구명운동으로 석방된 사례는 일본의 가네꼬 요꼬와 호주인의 약혼녀 셰엔 등이 있다. 한중간의 경제, 문화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의 처 고성녀씨가 강제 구금된 이번 사건은 중국의 고구려역사 왜곡에 이은 또 하나의 중국유감이 아닐수 없다.
강승훈 기자
2004년 08월 28일
기사전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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