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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 왜 국상 중에 단행했을까

편집부  |  2009-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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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A]한국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사흘째인 25일 북한이 2차 핵실험을 단행했습니다. 북한이 한국의 국상 중에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감행한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의 박성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박성우 기자, 안녕하세요?

박성우: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박 기자, 한국은 전 대통령이 서거했기 때문에 사실상 국상 중인데요. 이 기간에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이유는 뭐라고 분석할 수 있나요?

 

박성우: 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오전 6시(이하 한국시각)에 김정일 위원장이 노 전 대통령의 유가족에게 보내는 조전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6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2차 핵실험을 실시한 소식을 전했습니다.

 

‘초상집에 폭탄을 던진 꼴’이라는 게 북한의 핵실험 소식을 접한 한국 국민의 대체적인 반응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하필 이런 시점에 핵실험을 단행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데요.

 

우선, 북한이 기술적으로는 핵실험 날짜를 연기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이은철 교수의 말입니다.

 

이은철: 시기가 하필... 남쪽이 지금 국상 중인데, (북한이 핵실험) 시기를 연기하지 못했다는 점은 정말 미스터리 중 하나입니다. 제가 아는 상식으로는, 거기에 들어가는 장비나 관측 시설은 (핵실험을) 며칠 늦춰도 큰 문제가 생기는 게 전혀 없는데, 왜 그렇게 서둘렀는지는 앞으로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핵실험 일정을 연기할 수 있었고, 또 연기하는 게 정치적으로 더 득이 됐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왜냐면 이번 노 전 대통령 서거로 말미암아 한국에서는 지금 애도의 물결이 넘치고 있고, 동시에 이명박 대통령과 검찰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거든요. 이런 현상은 또 남남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북한이 추구하는 통일전선전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핵실험을 연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런 정치적인 이점을 포기하고 핵실험을 단행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먼저 대남 전략을 담당하는 통전부 같은 부서가 강경파인 군부에 밀렸기 때문에 한국의 입장을 고려하는 목소리가 북한 정책 입안 과정에서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런 현상은 북한이 한국을 더는 자신들의 정책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중요 변수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북한은 핵실험 일정을 예전에 이미 5월 25일로 정해뒀고요. 노 전 대통령 서거라는 변수가 등장했지만, 이건 김정일 위원장 이름으로 보낸 조문으로 갈음한 다음에 미국과의 대화를 위한 핵실험은 원래 일정대로 추진한 게 아니냐는 겁니다.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입니다.

 

김광인: 남한에 국상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핵실험을 단행한 것은 북한으로 봐서는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로서는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미 정해져 있는 일이고, 또 자기들이 봤을 때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자기들의 핵실험 날짜를 바꿀 만큼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하지 않은 것 같아요.

 

진행자: 북한에 한국이 중요 변수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박성우: 네,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 진입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하다고 북한이 판단했을 거라는 설명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합의한 대북 경협 사업에 대해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지요. 또 과거와는 달리 북한에 ‘할 말은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한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데다 북한은 지금 김정일 위원장이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살아 있을 때 체제 보장과 후계자 문제 같은 북한 집권층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북한이 급해졌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북한은 남한을 상대로 힘을 빼기보다는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 그러니까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서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고, 또 미국에게서 체제 보장을 받아서 후계자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북한은 지금 급하기 때문에 한국 변수는 무시하고 미국과 대화를 위해서 서두는 형국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입니다.

 

고영환: 북한은 자기 정책이 옳다고 생각하면, 내부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다른 것들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북한 내부 상황이 나쁘던가, 아마 내부적인 요인이 가장 많이 작용해서, 자기네 일정에 따라 미사일을 발사하고, 더 중요한 핵실험을 한 것인데. 결국은 남한을 좀 무시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남북 관계는 좀 더 냉각기를 거처야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진행자: 결국엔 북한이 바라는 건 미국과의 대화이고, 이번 핵실험도 미북 대화를 앞당기기 위한 행동이라는 설명이군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국이 지금 사실상 국상 기간이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했고요. 이 문제는 다음 달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란 문제와 더불어서 북한 문제도 중요 의제로 삼아 주기를 희망하고 있고, 그래서 한미 정상회담이라는 정치적 행사에 앞서 북한 문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의미에서 25일 2차 핵실험을 단행한 걸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은 이번 핵실험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박성우: 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성명이 나왔습니다. 미국 시각으로 새벽에 성명이 나왔다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서 “북한이 국제법을 위반해 핵실험을 실시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노골적으로 반항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북한은 직접적이고 무모하게(recklessly) 국제 사회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서 “이런 행동들은 모든 국가의 중대한 근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북한의 행동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안정을 해치는 행동”이라면서 “이런 도발은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키기만 할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전달 수단의 추구를 포기하지 않을 땐 국제사회에 편입되는 방법을 찾지 못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위협 행동으로 만들어진 위험은 국제 사회의 행동을 정당화시켜 준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은 동맹국과 6자회담 참가국, 유엔 안보리 회원국과 협력해 왔고, 계속 협력할 방침”이라고 언급하면서, 향후 유엔과 6자회담 참가국 간의 긴밀한 공조 방침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엔 차원의 행동도 조만간 나오겠군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북한의 2차 핵실험과 관련해서 유엔 안보리가 25일에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러시아 언론이 비탈리 추르큰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의 말을 인용해서 보도했습니다.

 

이에 앞서 일본 언론도 유엔 외교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서 일본이 유엔 안보리 의장국인 러시아에 긴급회의 개최를 요청할 전망이라면서 긴급회의가 25일 중 열릴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북핵 6자회담이 교착상태이던 지난 2006년 10월에 풍계리 지역에서 첫 번째 핵실험을 했었고, 이와 관련 유엔 안보리는 대북결의 1718호로 대북 제재를 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겠군요. 박 기자, 다시 핵 문제로 돌아가서 질문 한 가지 더 드리겠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실험의 성공 여부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박성우: 네, 제일 중요한 건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통해서 핵폭탄을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는지 여부입니다. 하지만 이걸 현재 상황에서 판단하기에는 아직은 좀 이릅니다. 기술적인 평가를 하려면 관련 자료가 좀 더 나와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2006년 핵실험과 비교할 때 이번 핵실험은 그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는 말로 현 상황을 평가했습니다. 통일연구원의 전성훈 박사입니다.

 

전성훈: 2006년 핵실험 규모가 진도 3.5에서 3.8 정도 되거든요. 이번에는 남한의 기상청은 4.5, 미국의 지질조사국은 4.7로 진도를 잡았는데, 이 정도면 지진계로 1.0 정도의 파괴력이 증가한 건데요. 진도가 1.0 정도 늘어나게 되면, 파괴력은 산술계산으로 하더라도 10배 정도라고 할 수 있어요. 단순하게 계산하자면 과거에 비해 최대 10배 정도까지 파괴력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핵실험은 과거에 비해서 상당히 파괴력이 큰 핵실험이라고 보고요. 과연 어떻게 이렇게 파괴력이 큰 핵실험을 할 수 있었는지는 좀 더 추후 여러 가지 상황을 분석해 봐야 합니다.

 

박성우: 네, 정리를 하자면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규모가 커졌는데, 이건 2006년 당시보다 플루토늄을 많이 썼거나 과거 핵실험의 실수를 개선한 결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입니다.

 

연합뉴스는 국방부의 어느 전문가를 인용해서 “2006년 당시 1차 핵실험은 TNT 1kt의 폭발 규모였는데, 이번엔 2kt에서 3kt 규모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핵실험을 제대로 했는지는 어떻게 검증할 수 있습니까?

 

박성우: 네, 먼저 지진파를 통해서 자연지진인지, 아니면 인공지진인지를 가려냅니다. 자연지진은 단층이 좌우로 흔들립니다. 하지만 핵실험을 통해 발생하는 인공지진은 에너지가 사방으로 전달되고, 고무줄이 늘었다 줄었다 하듯이 단층이 앞뒤로 진동합니다. 바로 이런 파형의 모양을 봤을 때, 이번 지진파는 핵실험을 통해 발생한 인공지진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핵실험 여부는 또 지층의 함몰 같은 지형의 변화, 그리고 제논이나 크립톤, 그리고 아르곤 같은 방사성 동위원소가 검출되면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핵실험을 한 다음에는 크세논이나 크립톤 85 같은 방사성 물질이 공중에 떠다니게 됩니다. 지난 2006년 핵실험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특수 정찰기가 앞으로 한반도 상공을 돌면서 방사성 물질이 나왔는지를 찾아 나설 예정입니다.

 

진행자: 박 기자, 오늘 북한이 핵실험만 한 게 아니잖아요. 미사일도 발사했다면서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북한은 핵실험과 함께 미사일도 3발을 발사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북한이 이날 낮 12시 8분께 함경북도 무수단리에서 사거리 130여km의 지대공 단거리 미사일을 1발 발사했다고 대북 정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서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또 오후 5시 3분께에도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추가로 발사했고, 기종은 지대공 미사일로 분석된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동해 상으로 발사된 미사일 2발의 사거리도 앞서 발사된 1발과 비슷했습니다.

 

연합뉴스는 북한이 핵실험과 함께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로 ‘미국과 일본의 정찰기가 핵실험 정보를 탐지하기 위해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 부근으로 비행하려는 시도에 대해 경고하는 의미가 있는 듯 하다’고 군 관계자가 분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박성우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우: 네, 감사합니다.

 

[ 對중국 단파라디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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