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정상회의가 비회원국인 중국에만 실익을 안긴 채 끝나 논란이 일고 있다. 회의의 주요 현안인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북핵 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 회원국들의 의사는 무시된 채 중국의 입장만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일부 회원국의 반발을 일으키며, 논란만 불거진 채 마무리 됐으며, 회의와 관련된 성명서도 중국의 압력 속에 정상회의 공동성명이 폐막한 지 하루 뒤에야 나왔다.
이번 성명서는 “최근 남중국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관련해 일부 지도자들이 표명한 우려에 주목한다”며, “관련 당사국들이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자제력을 보이는 것은 물론, 상황을 악화할 수 있는 행동을 삼가야야 한다”는 다소 추상적인 입장을 내놨다.
당초 성명 초안에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한 국제중재 판결과 관련해 ‘법적·외교적 절차를 완전히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는 문구가 포함됐지만 결국에는 중국이라는 국가명은 물론, 국제중재 판결이란 단어조차 전혀 담기지 않았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이에 대해 “‘아세안과 중국 간의 협력 증진’이 강조되는 등 사실상 중국이 아세안 국가 정상으로부터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지지를 얻은 꼴이 됐다”면서, “회의 의장국인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나친 친중 행보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번 성명에서는 남중국해 대부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이라는 국가명은 물론, 중국의 암초 매립과 군사기지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한 국제중재 판결 등 중국을 둘러싼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통신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서 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에 대한 언급을 피했을 뿐 아니라 노골적으로 중국의 편을 드는 바람에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일부 정상들이 반발한 가운데 회의가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정상회담 끝나고 “중국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논의는 쓸모없는 것”라면서 실제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우로 바하 전 필리핀 외교부 차관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이 가장 많은 외교적 수혜를 받았다”고 지적하고, “대부분 사람들은 필리핀이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필리핀의 입장을 좀 더 확실히 표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고 비난했다.
아세안은 필리핀을 비롯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브루나이 등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곽제연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